수십 년이 지나도 가치 있는 데님 팬츠들

© 논라벨 매거진
대다수의 브랜드가 데님 팬츠를 출시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핏, 컬러, 기장감, 가격대 순으로 수만 장의 제품을 나열해 볼 수 있죠. 선택이 어려울 만큼 공급이 많아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님 팬츠의 원류인 리바이스 제품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습니다. 특유의 컬러와 워싱감, 로고, 원단, 오리지널이라는 상징성 등 여러 이유로 수십 년 된 청바지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죠. 그런 수십 년 된 빈티지 데님 팬츠 중에서도 리바이스 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리바이스 전문 빈티지샵 '리피트랩'의 남기순 대표님과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안녕하세요. 논라벨 매거진 독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리피트랩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남기순입니다.
리피트랩은 어떤 공간인가요?
리피트랩은 데님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샵이고요, 처음엔 리피트라는 상호로 시작했습니다. 예전 것들(빈티지)을 다시 반복해서 다른 의미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리고 예전 것들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재창조하고 싶어서 LAB을 붙여서 리피트랩이라는 공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빈티지 중에서도 리바이스 제품만 취급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리바이스가 데님에 있어서는 가장 오래된 브랜드잖아요. 오래된 만큼 브랜드 안에서 다양한 사람의 체형에 대한 연구가 들어간 제품들을 많이 선보였던 것 같아요. 핏들도 다양하고요. 그만큼 보여줄 수 있는 제품들도 다양한 것 같아서 리바이스 제품들만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역사 깊은 데님 브랜드들은 리바이스만큼 다양한 핏이 나오진 않나요?
리바이스에 비하면 적은 것 같아요. 기존에 나왔던 제품들 안에서 조금씩 변형을 주기는 하지만,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리바이스를 다루는 이유는 핏이나 원단들이 다양하고,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것 같았어요.




© 논라벨 매거진
말씀하신 대로 핏, 원단, 컬러 등 선택지가 넓어서 많은 제품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매장에 몇 벌이나 있는 건가요?
수량은 대략적으로 1,200벌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가지고 있네요.
리바이스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제가 형이 있는데, 초등학생 때 형이 구제샵에 가서 '때바지'라는걸 사 왔었어요. 그때 그런 때묻은 청바지가 멋있어 보여서 우러러봤었던 것 같아요.(웃음) 어렸을 땐 형들이 입고 다니는 게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때부터 리바이스를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어요. 이후엔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고, 옷을 다양하게 입는 걸 좋아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데님은 리바이스를 찾게 됐던 것 같아요.
'구제샵'과'때바지' 이런 것들이 제가 학생일 당시에도 유행이었거든요. 저도 많이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일반적인 501, 550 같은 제품들을 한 장에 2만 원 정도에 구매했던 것 같아요.
그렇죠. 저도 동대문이나 이대 같은 곳들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때 형이랑 구매했던 때바지는 6-7만 원 정도로 기억해요. LVC(Levi's Vintage Clothing) 제품이었던 것 같은데, LVC인 걸 감안해도 그 당시 저에게는 되게 비싼 가격이잖아요. 비싼 제품이라 아껴 입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세탁을 해버리셔서 때 워싱이 날아가 버려서 울고불고 난리 쳤던 기억이 있죠. 지금 돌이켜보니 추억이네요.
제 기억에도 당시 유행했던 때바지가 정말 이뻤던 것 같아요. 태국산 BIG E(가품)라고 하는 것도 많이 있었던 것 같고요.
맞아요. LVC도 있고 태국산 그런 제품도 있었고, 섞여있었어요. 그때 당시 그런 제품들이 제 눈에는 이쁘기만 했었던 것 같아요.

© 논라벨 매거진
정말 어렸을 때부터 리바이스를 좋아하셨어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리바이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희 샵 같은 경우는 마니아분들보다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다양한 스타일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각자 개성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하던지 해서 다양한 스타일에 입기 좋은 브랜드인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핏도 다양하고, 가장 기본적인 501핏 조차도 다양한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제품이라서 여기저기 입기가 좋은 것 같아요.
패션으로 유명한 카멜 커피 대표님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그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명품을 포함한 모든 스타일을 다 받쳐줄 수 있는 건 리바이스밖에 없다고요. 말씀하신 대로 핏이나 사이즈 등을 조절해서 모든 스타일에 어울리게 매치할 수 있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맞아요.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도 데님에 관해서는 리바이스 아카이브들을 많이 참고해서 제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에디 슬리먼의 생로랑이나 지금 나오는 셀린의 워싱을 보면 리바이스랑 중첩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 논라벨 매거진
그럼 빈티지 리바이스와 현재 매장에 판매 중인 제품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지금 나오는 제품들도 여전히 튼튼하고 만듦새가 좋은 것은 맞는데, 빈티지 제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빛도 받고, 산소도 만나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변색이 된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또 고객님들이 많이 말씀해 주시는 건 새 바지를 입었을 때랑 조금 닳은 바지를 입었을 때 착용감이 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새 바지는 각이 잡혀있는 느낌인데, 손이 탄 바지를 입으면 핏이 좀 촤르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감기는 맛이 있다며 찾아주시더라고요.
원단도 차이가 있을까요?
네 원단도 차이가 있어요. 워싱 차이가 가장 크고요. 아마 기술적인 부분에서 오래 입어서 나오는 느낌을 똑같이 재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새제품 대신 빈티지 제품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취급하시는 제품들이 2000년대 제품들까지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가장 오래된 제품은 어떤 제품인가요?
가장 오래된 제품은 1960년대 후반 제품이 있었는데 판매가 됐고, 지금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제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한번은 나이가 좀 있는 고객님이 오셨어요. 80대 고객님이셨는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에 오시는 게 부담되셨는지 조심스럽게 들어오셨어요. 아무래도 나이대가 좀 있으신 고객님들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입던 바지와 최대한 비슷하게 입으시는 경향이 있는데, 그분은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이 입어보셨어요.
여러 벌을 입어보신 후, 밑위가 길고 밑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핏의 550 제품을 구매하셨어요. 나가시면서 친절하게 응대해 줘서 고맙다고, 여러 벌 입어봤는데 한 벌밖에 구매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도 하시면서 마지막에 하셨던 말씀이 인상 깊었어요. "내가 앞으로 더 살아봤자 얼마나 살겠냐, 나는 이 바지를 아마 죽을 때까지 입을 것 같다"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그분께 판매된 바지는 나에게 의미가 굉장히 큰 바지라고 생각했고, 왜 더 섬세하게 봐드리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어르신이 빈티지 리바이스 숍에 오시는 일도 흔치 않을 것 같은데, 흔치 않은 경험이었네요.
매장이 위치한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이대가 있으신 고객님들이 종종 찾아오시는 편이에요.

© 논라벨 매거진
리피트 플러스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릴게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워싱 같은 걸 좋아해서 빈티지 제품을 다루게 됐는데, 빈티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예전에 나온 제품들이기 때문에 당시 적당히 입을 수 있는 정도의 핏으로만 출시되었고, 리메이크를 통해 더 다양한 핏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리메이크라고 해서 여기 저기 복잡하게 여러 요소를 붙이는 게 아니라, 손이 타서 자연스럽게 변한 부분들의 매력을 살리는 부분에 집중을 해서 만들고 있어요. 예전 제품의 원단이나 매력은 최대한 활용을 하되, 그게 너무 과하지 않고, 재밌는 디테일이 들어간 제품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리피트 플러스 제품은 001부터 003까지 있는 것 같아요. 넘버링마다 특징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리피트 플러스 001 © REPEAT LAB
001은 힘이 빠진 부츠컷이에요. 부츠컷은 보통 밑위가 짧고 허벅지는 잡아주면서 밑으로 펼쳐지는 모양이잖아요. 이 제품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허벅지에 여유가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핏이에요. 사이드에 들어간 테이핑은 버려지는 원단이나 예전 원단들을 사용해서 포인트를 주고 있어요.


리피트 플러스 002 © REPEAT LAB
002는 제가 직접 핸드다잉을 해서 염색한 Re-Dyeing 제품부터, 벨트 부분을 한 층 더 덧대서 더블 웨이스트로 밑위를 조금 더 풍부하게 확장시킨 디테일이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리피트랩 003 © REPEAT LAB
003은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곧 룩북 촬영 후 보여 드릴 예정인데요, 핏은 두 가지로 출시됐어요. 바지 두 장을 이용해 붙여서 만든 제품으로 하나는 슬림 스트레이트 핏, 또 하나는 부츠컷 핏입니다. 기존 핏보다는 조금 더 슬림하게 디자인을 했고, 기성 제품에 없는 핏들을 001,002,003 통해서 더 다양한 핏을 보여 드릴 예정입니다.

© 논라벨 매거진
제품을 하나하나 제작하다 보면 손이 많이 가겠어요.
네 좀 많이 가는 편이에요. 처음에 직접 디자인을 구상하고, 전문적인 패턴사와 봉제사 선생님들과 협력해서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리피트 플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신선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고객분들을 응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 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성 제품에서 나올 수 없는 핏들이 있잖아요. 특정 부분이 더 와이드했으면 좋겠다거나, 어떤 느낌이 살았으면 좋겠다 같은 것들요. 그걸 반영한 게 리피트 플러스 제품들이어서 부유하고 풍부한 핏의 제품이 필요하다면 자연스럽게 002 제품들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독특하거나 재미가 들어간 제품들을 보고 싶다고 하면 001 제품들을 보여드리고 있고요.
리피트랩과 리피트 플러스에서 앞으로 보여주고 싶으신 모습이 있으실까요?
빈티지 제품들과 리피트 플러스 제품들은 더욱 더 풍성하고 재밌게 보여드릴 거예요. 리피트 플러스의 경우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서 의류부터 굿즈 가구 등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꼭 데님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빈티지 의류나 여러 소재를 사용해 하나 뿐인 재밌는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ditor: 정민
수십 년이 지나도 가치 있는 데님 팬츠들
© 논라벨 매거진
대다수의 브랜드가 데님 팬츠를 출시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핏, 컬러, 기장감, 가격대 순으로 수만 장의 제품을 나열해 볼 수 있죠. 선택이 어려울 만큼 공급이 많아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님 팬츠의 원류인 리바이스 제품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습니다. 특유의 컬러와 워싱감, 로고, 원단, 오리지널이라는 상징성 등 여러 이유로 수십 년 된 청바지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죠. 그런 수십 년 된 빈티지 데님 팬츠 중에서도 리바이스 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리바이스 전문 빈티지샵 '리피트랩'의 남기순 대표님과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안녕하세요. 논라벨 매거진 독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리피트랩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남기순입니다.
리피트랩은 어떤 공간인가요?
리피트랩은 데님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샵이고요, 처음엔 리피트라는 상호로 시작했습니다. 예전 것들(빈티지)을 다시 반복해서 다른 의미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리고 예전 것들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재창조하고 싶어서 LAB을 붙여서 리피트랩이라는 공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빈티지 중에서도 리바이스 제품만 취급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리바이스가 데님에 있어서는 가장 오래된 브랜드잖아요. 오래된 만큼 브랜드 안에서 다양한 사람의 체형에 대한 연구가 들어간 제품들을 많이 선보였던 것 같아요. 핏들도 다양하고요. 그만큼 보여줄 수 있는 제품들도 다양한 것 같아서 리바이스 제품들만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역사 깊은 데님 브랜드들은 리바이스만큼 다양한 핏이 나오진 않나요?
리바이스에 비하면 적은 것 같아요. 기존에 나왔던 제품들 안에서 조금씩 변형을 주기는 하지만,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리바이스를 다루는 이유는 핏이나 원단들이 다양하고,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것 같았어요.
© 논라벨 매거진
말씀하신 대로 핏, 원단, 컬러 등 선택지가 넓어서 많은 제품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매장에 몇 벌이나 있는 건가요?
수량은 대략적으로 1,200벌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가지고 있네요.
리바이스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제가 형이 있는데, 초등학생 때 형이 구제샵에 가서 '때바지'라는걸 사 왔었어요. 그때 그런 때묻은 청바지가 멋있어 보여서 우러러봤었던 것 같아요.(웃음) 어렸을 땐 형들이 입고 다니는 게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때부터 리바이스를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어요. 이후엔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고, 옷을 다양하게 입는 걸 좋아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데님은 리바이스를 찾게 됐던 것 같아요.
'구제샵'과'때바지' 이런 것들이 제가 학생일 당시에도 유행이었거든요. 저도 많이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일반적인 501, 550 같은 제품들을 한 장에 2만 원 정도에 구매했던 것 같아요.
그렇죠. 저도 동대문이나 이대 같은 곳들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때 형이랑 구매했던 때바지는 6-7만 원 정도로 기억해요. LVC(Levi's Vintage Clothing) 제품이었던 것 같은데, LVC인 걸 감안해도 그 당시 저에게는 되게 비싼 가격이잖아요. 비싼 제품이라 아껴 입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세탁을 해버리셔서 때 워싱이 날아가 버려서 울고불고 난리 쳤던 기억이 있죠. 지금 돌이켜보니 추억이네요.
제 기억에도 당시 유행했던 때바지가 정말 이뻤던 것 같아요. 태국산 BIG E(가품)라고 하는 것도 많이 있었던 것 같고요.
맞아요. LVC도 있고 태국산 그런 제품도 있었고, 섞여있었어요. 그때 당시 그런 제품들이 제 눈에는 이쁘기만 했었던 것 같아요.
© 논라벨 매거진
정말 어렸을 때부터 리바이스를 좋아하셨어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리바이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희 샵 같은 경우는 마니아분들보다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다양한 스타일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각자 개성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하던지 해서 다양한 스타일에 입기 좋은 브랜드인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핏도 다양하고, 가장 기본적인 501핏 조차도 다양한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제품이라서 여기저기 입기가 좋은 것 같아요.
패션으로 유명한 카멜 커피 대표님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그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명품을 포함한 모든 스타일을 다 받쳐줄 수 있는 건 리바이스밖에 없다고요. 말씀하신 대로 핏이나 사이즈 등을 조절해서 모든 스타일에 어울리게 매치할 수 있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맞아요.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도 데님에 관해서는 리바이스 아카이브들을 많이 참고해서 제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에디 슬리먼의 생로랑이나 지금 나오는 셀린의 워싱을 보면 리바이스랑 중첩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 논라벨 매거진
그럼 빈티지 리바이스와 현재 매장에 판매 중인 제품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지금 나오는 제품들도 여전히 튼튼하고 만듦새가 좋은 것은 맞는데, 빈티지 제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빛도 받고, 산소도 만나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변색이 된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또 고객님들이 많이 말씀해 주시는 건 새 바지를 입었을 때랑 조금 닳은 바지를 입었을 때 착용감이 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새 바지는 각이 잡혀있는 느낌인데, 손이 탄 바지를 입으면 핏이 좀 촤르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감기는 맛이 있다며 찾아주시더라고요.
원단도 차이가 있을까요?
네 원단도 차이가 있어요. 워싱 차이가 가장 크고요. 아마 기술적인 부분에서 오래 입어서 나오는 느낌을 똑같이 재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새제품 대신 빈티지 제품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취급하시는 제품들이 2000년대 제품들까지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가장 오래된 제품은 어떤 제품인가요?
가장 오래된 제품은 1960년대 후반 제품이 있었는데 판매가 됐고, 지금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제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한번은 나이가 좀 있는 고객님이 오셨어요. 80대 고객님이셨는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에 오시는 게 부담되셨는지 조심스럽게 들어오셨어요. 아무래도 나이대가 좀 있으신 고객님들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입던 바지와 최대한 비슷하게 입으시는 경향이 있는데, 그분은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이 입어보셨어요.
여러 벌을 입어보신 후, 밑위가 길고 밑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핏의 550 제품을 구매하셨어요. 나가시면서 친절하게 응대해 줘서 고맙다고, 여러 벌 입어봤는데 한 벌밖에 구매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도 하시면서 마지막에 하셨던 말씀이 인상 깊었어요. "내가 앞으로 더 살아봤자 얼마나 살겠냐, 나는 이 바지를 아마 죽을 때까지 입을 것 같다"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그분께 판매된 바지는 나에게 의미가 굉장히 큰 바지라고 생각했고, 왜 더 섬세하게 봐드리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어르신이 빈티지 리바이스 숍에 오시는 일도 흔치 않을 것 같은데, 흔치 않은 경험이었네요.
매장이 위치한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이대가 있으신 고객님들이 종종 찾아오시는 편이에요.
© 논라벨 매거진
리피트 플러스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릴게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워싱 같은 걸 좋아해서 빈티지 제품을 다루게 됐는데, 빈티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예전에 나온 제품들이기 때문에 당시 적당히 입을 수 있는 정도의 핏으로만 출시되었고, 리메이크를 통해 더 다양한 핏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리메이크라고 해서 여기 저기 복잡하게 여러 요소를 붙이는 게 아니라, 손이 타서 자연스럽게 변한 부분들의 매력을 살리는 부분에 집중을 해서 만들고 있어요. 예전 제품의 원단이나 매력은 최대한 활용을 하되, 그게 너무 과하지 않고, 재밌는 디테일이 들어간 제품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리피트 플러스 제품은 001부터 003까지 있는 것 같아요. 넘버링마다 특징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리피트 플러스 001 © REPEAT LAB
001은 힘이 빠진 부츠컷이에요. 부츠컷은 보통 밑위가 짧고 허벅지는 잡아주면서 밑으로 펼쳐지는 모양이잖아요. 이 제품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허벅지에 여유가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핏이에요. 사이드에 들어간 테이핑은 버려지는 원단이나 예전 원단들을 사용해서 포인트를 주고 있어요.
리피트 플러스 002 © REPEAT LAB
002는 제가 직접 핸드다잉을 해서 염색한 Re-Dyeing 제품부터, 벨트 부분을 한 층 더 덧대서 더블 웨이스트로 밑위를 조금 더 풍부하게 확장시킨 디테일이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리피트랩 003 © REPEAT LAB
003은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곧 룩북 촬영 후 보여 드릴 예정인데요, 핏은 두 가지로 출시됐어요. 바지 두 장을 이용해 붙여서 만든 제품으로 하나는 슬림 스트레이트 핏, 또 하나는 부츠컷 핏입니다. 기존 핏보다는 조금 더 슬림하게 디자인을 했고, 기성 제품에 없는 핏들을 001,002,003 통해서 더 다양한 핏을 보여 드릴 예정입니다.
© 논라벨 매거진
제품을 하나하나 제작하다 보면 손이 많이 가겠어요.
네 좀 많이 가는 편이에요. 처음에 직접 디자인을 구상하고, 전문적인 패턴사와 봉제사 선생님들과 협력해서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 논라벨 매거진
리피트 플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신선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고객분들을 응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 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성 제품에서 나올 수 없는 핏들이 있잖아요. 특정 부분이 더 와이드했으면 좋겠다거나, 어떤 느낌이 살았으면 좋겠다 같은 것들요. 그걸 반영한 게 리피트 플러스 제품들이어서 부유하고 풍부한 핏의 제품이 필요하다면 자연스럽게 002 제품들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독특하거나 재미가 들어간 제품들을 보고 싶다고 하면 001 제품들을 보여드리고 있고요.
리피트랩과 리피트 플러스에서 앞으로 보여주고 싶으신 모습이 있으실까요?
빈티지 제품들과 리피트 플러스 제품들은 더욱 더 풍성하고 재밌게 보여드릴 거예요. 리피트 플러스의 경우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서 의류부터 굿즈 가구 등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꼭 데님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빈티지 의류나 여러 소재를 사용해 하나 뿐인 재밌는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ditor: 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