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레더는 정말 친환경일까?

사진: 무신사 스탠다드
가죽 재킷을 입을 수 있는 날씨는 일 년 중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가죽 재킷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쉬운 마음에 부지런히 입고 계실 텐데요. 동물로부터 얻은 천연 가죽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다소 높은 가격을 형성할 수밖에 없지만, 다른 소재로는 흉내 내기 어려운 특유의 질감 때문에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최근 패션 플랫폼에서 가죽 재킷을 검색하면 <비건 레더>라는 명칭을 택한 페이크 레더 제품들이 진짜 가죽을 사용한 재킷보다 더 많이 보이고 있어요.

사진: 레이디볼륨
<비건 레더>라는 제품은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과 가죽인 '레더(Leather)'를 합쳐 모피나 가죽 등의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및 동물 보호 등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입니다. 비건이라는 단어가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 덕에 수많은 소비자들은 거리낌 없이 구매하기도 하죠. 가죽 재킷 같은 질감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면서도 환경이나 동물을 해치지 않는다는 '가치 소비'까지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굳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진짜 가죽 재킷을 구매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가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건 레더 제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친환경에 저렴한데.. 좋은 거 아냐?

사진: 플레이스 스튜디오
단어의 의미 그대로만 본다면 환경을 위한 패션업계의 노력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건 레더라고 해서 좋은 비건 레더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시중에 판매되는 상당수의 비건 레더는 석유 기반의 합성소재이며,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롭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죠. 선인장, 포도 껍질, 파인애플 잎 등의 식물에서 유래한 소재로 제조하고 있긴 하더라도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추가로 비건 레더라고 불리는 제품을 포함한 페이크 레더들은 리얼 레더 제품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에 많이 소비되는 만큼 미래에 폐기되는 양도 많아집니다. 결국 플라스틱이 포함된 이런 가짜 가죽들은 진짜 가죽에 비해 만이 생산되고 많이 폐기된다는 이야기인데, 정말로 좋은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죠.
반대로 리얼 레더는 지양해야 한다는 식의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있는데, 오히려 리얼 레더 제품을 두고 오래 입는 것이 환경을 위한 것인지, 비건 레더 제품을 사는 것이 더 환경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비건 레더에 반대하는 브랜드, 캠퍼(CAMPER)


사진: CAMPER 'Non leatehr Collection'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비건 레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지금, 스페인의 슈즈 브랜드 '캠퍼(CAMPER)'는 오히려 비건 레더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건 레더 제품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요.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고 하는데, 친환경이라는 말을 앞세워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죽을 사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캠퍼의 입장에 따르면 페이크 레더에 흔히 사용되는 PVC 기반 가죽에는 프탈레이트 가소제(호르몬 교란 물질)가 포함되어 있고, 재활용이 불가능해 매립지에서 독성 화학 물질을 방출합니다. 폴리우레탄 소재를 활용한 가죽 또한 가죽의 형태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경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사용해 액체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친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죠.
캠퍼는 이러한 모순적인 비건 레더를 반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천연소재를 사용한 '논 레더'컬렉션을 선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판매했던 신발들을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비건 레더 사용 외에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여름 ESG를 검증하는 비콥(B-Corp)의 인증도 획득했다고 해요.
계속되는 올바른 비건 레더를 위한 노력

사진: Marine Fabricator
시중에 판매 중인 다수의 비건 레더가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더 올바르고 더 나은 비건 레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도 많습니다. 비건 레더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플라스틱의 함유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죠.
모 기사에서는 비건 레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합니다.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건'이라는 단어의 트렌드만을 생각하고 '필수'라고 다수에게 말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아요. 소비자가 가치 소비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용해 판매하는 브랜드도 보기 좋지 않고요.
나아가 패션의 목적이 결국 '멋'이라고 생각한다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을 상황에선 가죽 재킷이나 가죽 가방 모두 높은 등급의 진짜 가죽을 멋지게 가공한 제품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짜 가죽으로 최상급 가죽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줄 수는 없는 거니까요. 다만 모두가 최상급의 가죽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할 수도 없는 만큼,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는 가격대의 제품군에 한해서 마케팅 수단이 아닌 '근본적인 비건 레더'를 위한 노력은 필요해 보입니다.
Editor: 정민
비건레더는 정말 친환경일까?
사진: 무신사 스탠다드
가죽 재킷을 입을 수 있는 날씨는 일 년 중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가죽 재킷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쉬운 마음에 부지런히 입고 계실 텐데요. 동물로부터 얻은 천연 가죽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다소 높은 가격을 형성할 수밖에 없지만, 다른 소재로는 흉내 내기 어려운 특유의 질감 때문에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최근 패션 플랫폼에서 가죽 재킷을 검색하면 <비건 레더>라는 명칭을 택한 페이크 레더 제품들이 진짜 가죽을 사용한 재킷보다 더 많이 보이고 있어요.
사진: 레이디볼륨
<비건 레더>라는 제품은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과 가죽인 '레더(Leather)'를 합쳐 모피나 가죽 등의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및 동물 보호 등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입니다. 비건이라는 단어가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 덕에 수많은 소비자들은 거리낌 없이 구매하기도 하죠. 가죽 재킷 같은 질감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면서도 환경이나 동물을 해치지 않는다는 '가치 소비'까지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굳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진짜 가죽 재킷을 구매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가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건 레더 제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친환경에 저렴한데.. 좋은 거 아냐?
사진: 플레이스 스튜디오
단어의 의미 그대로만 본다면 환경을 위한 패션업계의 노력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건 레더라고 해서 좋은 비건 레더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시중에 판매되는 상당수의 비건 레더는 석유 기반의 합성소재이며,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롭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죠. 선인장, 포도 껍질, 파인애플 잎 등의 식물에서 유래한 소재로 제조하고 있긴 하더라도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추가로 비건 레더라고 불리는 제품을 포함한 페이크 레더들은 리얼 레더 제품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에 많이 소비되는 만큼 미래에 폐기되는 양도 많아집니다. 결국 플라스틱이 포함된 이런 가짜 가죽들은 진짜 가죽에 비해 만이 생산되고 많이 폐기된다는 이야기인데, 정말로 좋은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죠.
반대로 리얼 레더는 지양해야 한다는 식의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있는데, 오히려 리얼 레더 제품을 두고 오래 입는 것이 환경을 위한 것인지, 비건 레더 제품을 사는 것이 더 환경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비건 레더에 반대하는 브랜드, 캠퍼(CAMPER)
사진: CAMPER 'Non leatehr Collection'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비건 레더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지금, 스페인의 슈즈 브랜드 '캠퍼(CAMPER)'는 오히려 비건 레더에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건 레더 제품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요.
전 세계 모든 분야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고 하는데, 친환경이라는 말을 앞세워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죽을 사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캠퍼의 입장에 따르면 페이크 레더에 흔히 사용되는 PVC 기반 가죽에는 프탈레이트 가소제(호르몬 교란 물질)가 포함되어 있고, 재활용이 불가능해 매립지에서 독성 화학 물질을 방출합니다. 폴리우레탄 소재를 활용한 가죽 또한 가죽의 형태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경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사용해 액체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친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죠.
캠퍼는 이러한 모순적인 비건 레더를 반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천연소재를 사용한 '논 레더'컬렉션을 선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판매했던 신발들을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비건 레더 사용 외에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여름 ESG를 검증하는 비콥(B-Corp)의 인증도 획득했다고 해요.
계속되는 올바른 비건 레더를 위한 노력
사진: Marine Fabricator
시중에 판매 중인 다수의 비건 레더가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더 올바르고 더 나은 비건 레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도 많습니다. 비건 레더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플라스틱의 함유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죠.
모 기사에서는 비건 레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합니다.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건'이라는 단어의 트렌드만을 생각하고 '필수'라고 다수에게 말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아요. 소비자가 가치 소비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용해 판매하는 브랜드도 보기 좋지 않고요.
나아가 패션의 목적이 결국 '멋'이라고 생각한다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을 상황에선 가죽 재킷이나 가죽 가방 모두 높은 등급의 진짜 가죽을 멋지게 가공한 제품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짜 가죽으로 최상급 가죽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줄 수는 없는 거니까요. 다만 모두가 최상급의 가죽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할 수도 없는 만큼,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는 가격대의 제품군에 한해서 마케팅 수단이 아닌 '근본적인 비건 레더'를 위한 노력은 필요해 보입니다.
Editor: 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