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헤드, 보드카, 그리고 아디다스 져지에 담긴 이야기

© pinterest
스킨헤드에 보드카, 그리고 삼선 줄무늬의 아디다스 져지를 입은 사람들. 러시아의 불량아로 불리며 떠돌아다니는 이들은 바로 ‘고프닉’입니다. 고프닉이란 구소련 공화국 시절 ‘도시 공공 자선’을 의미하는 ‘GOP’에서 유래된 말로, 낮은 소득 수준과 범죄에 방치되어 있었던 젊은 한량들을 의미하는데요.

고프닉들의 공통점 중 단연코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삼선 아디다스 줄무늬입니다. 아디다스에 대한 러시아의 집착은 소련 붕괴 이전 미국과 소련의 냉전 중 열린 모스크바 올림픽 때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소련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보여줄 적당한 단복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소련은 서구권을 배척하는 공산주의였고, 질 나쁜 국내 생산 체육복을 입힐 수도, 냉전 중이었던 미국산 브랜드 나이키를 입힐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그래서 결국 소련은 세계 2차대전에서 소련에 가장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주었던 독일의 아디다스를 공식 스폰서로 채택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마저도 아디다스 삼 선에서 두 줄로, 로고도 지워진 채 올림픽 석상에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아래에서 무역까지 통제당하며 다른 나라의 패션과 브랜드를 볼일 없었던 자국민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디다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소련 정부는 ‘아디다스를 입는 것은 공산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디다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죠. 몰래 밀수를 해오거나 모조품을 생산하여 입으며 아디다스는 소련에서 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pinterest

© Gosha Rubchinskiy AW18
소련이 붕괴된 이후 현재까지도 스킨헤드와 아디다스 져지, 그리고 한 손의 보드카는 어김없이 러시아의 불량아 고프닉을 떠올리게 합니다. 러시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고샤 루브친스키는 포스트 소비에트와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고프닉을 연상케하는 룩을 선보이기도 했죠. 이렇듯 사회적 배경을 담은 문화 현상은 시대를 넘어 패션의 중요한 상징으로 남기도 하는데요. 한때는 시대의 골칫거리, 이제는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 잡은 고프닉의 이야기였습니다.
Editor: 혜성
스킨헤드, 보드카, 그리고 아디다스 져지에 담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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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헤드에 보드카, 그리고 삼선 줄무늬의 아디다스 져지를 입은 사람들. 러시아의 불량아로 불리며 떠돌아다니는 이들은 바로 ‘고프닉’입니다. 고프닉이란 구소련 공화국 시절 ‘도시 공공 자선’을 의미하는 ‘GOP’에서 유래된 말로, 낮은 소득 수준과 범죄에 방치되어 있었던 젊은 한량들을 의미하는데요.
고프닉들의 공통점 중 단연코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삼선 아디다스 줄무늬입니다. 아디다스에 대한 러시아의 집착은 소련 붕괴 이전 미국과 소련의 냉전 중 열린 모스크바 올림픽 때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소련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보여줄 적당한 단복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소련은 서구권을 배척하는 공산주의였고, 질 나쁜 국내 생산 체육복을 입힐 수도, 냉전 중이었던 미국산 브랜드 나이키를 입힐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그래서 결국 소련은 세계 2차대전에서 소련에 가장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주었던 독일의 아디다스를 공식 스폰서로 채택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마저도 아디다스 삼 선에서 두 줄로, 로고도 지워진 채 올림픽 석상에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 아래에서 무역까지 통제당하며 다른 나라의 패션과 브랜드를 볼일 없었던 자국민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디다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소련 정부는 ‘아디다스를 입는 것은 공산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디다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죠. 몰래 밀수를 해오거나 모조품을 생산하여 입으며 아디다스는 소련에서 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Gosha Rubchinskiy AW18
소련이 붕괴된 이후 현재까지도 스킨헤드와 아디다스 져지, 그리고 한 손의 보드카는 어김없이 러시아의 불량아 고프닉을 떠올리게 합니다. 러시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고샤 루브친스키는 포스트 소비에트와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고프닉을 연상케하는 룩을 선보이기도 했죠. 이렇듯 사회적 배경을 담은 문화 현상은 시대를 넘어 패션의 중요한 상징으로 남기도 하는데요. 한때는 시대의 골칫거리, 이제는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 잡은 고프닉의 이야기였습니다.
Editor: 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