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진 마당 있는 아파트 '한양가든'
© 건축가 황두진
마당 있는 아파트를 꿈꾸시나요?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집은 현관문을 열면 어떤 풍경이 펼쳐지나요? 대부분 꽉 막힌 외벽이나 단단히 걸어잠겨있는 반대편 세대의 현관문이 보일 것 입니다. 그런데 만약 아파트에 마당이 있다면 어떨까요. 왠지 출근길에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이 조금 더 여유로울 것만 같습니다.
1982년 대구 대봉동에 지어진 '대구 한양 가든 테라스'는 총 8층 높이의 건물에 단 19세대만 들어선 아파트로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2층까지는 상가 건물이 들어서 있었으며, 나머지 여섯 개 층은 주거 공간으로 구성 되었습니다. 한 층마다 3개 세대만 들어서 다른 아파트에 비해 여유로운 공간을 사용하는 셈이죠.
하지만 올해 초, 대봉동 일대에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면서 '한양 가든 테라스는'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해 열아홉 세대가 작은 마을을 이루며 마당에 나와 채소를 심거나 경치를 바라보던 공동체가 해체 되어버린 상황이죠. "우리나라에 이런 아파트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던 입주민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마당이 있는 '한양가든'은 거주자에게 윤택한 삶의 질을 제공했으며 거주자에게 '마당'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주어졌을 때, 사람과 도시에게 부여되는 의미가 분명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 건축가 황두진
한 건축가의 작가주의적 주거 실험
한양가든은 지금의 예술의 전당과 여의도 마스터플랜, 제주 영화 박물관 등을 설계한 故 김석철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당시 김석철 건축가와 선후배 사이였던 건축주가 합심하여, 급속도로 팽창하는 경제 성장 속에서도 효율성보다 자연 친화적인 주거 형태를 기획했습니다. 당시의 부동산 실정상 불가능한 계획이었지만, 이 둘의 뚝심 덕분에 한양가든은 세대당 221.5㎡(67평)에서 264.5㎡(80평)에 달하는 여유로운 면적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故 김석철 건축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은 하나의 빈 공간을 채우는 사업이 아니라, 도시라는 큰 캔버스의 부분을 그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동시에 "작은 건축으로도 큰 도시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한양가든은 건축을 단순한 사업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살기 위한 공간'으로서 집을 바라본 건축가의 철학이 녹아든 공간입니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한양가든의 거주민들은 '내 집 앞 가든'에서 도시와 소통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 건축가 황두진
Editor : 태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마당 있는 아파트 '한양가든'
© 건축가 황두진
마당 있는 아파트를 꿈꾸시나요?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집은 현관문을 열면 어떤 풍경이 펼쳐지나요? 대부분 꽉 막힌 외벽이나 단단히 걸어잠겨있는 반대편 세대의 현관문이 보일 것 입니다. 그런데 만약 아파트에 마당이 있다면 어떨까요. 왠지 출근길에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이 조금 더 여유로울 것만 같습니다.
1982년 대구 대봉동에 지어진 '대구 한양 가든 테라스'는 총 8층 높이의 건물에 단 19세대만 들어선 아파트로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2층까지는 상가 건물이 들어서 있었으며, 나머지 여섯 개 층은 주거 공간으로 구성 되었습니다. 한 층마다 3개 세대만 들어서 다른 아파트에 비해 여유로운 공간을 사용하는 셈이죠.
하지만 올해 초, 대봉동 일대에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면서 '한양 가든 테라스는'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해 열아홉 세대가 작은 마을을 이루며 마당에 나와 채소를 심거나 경치를 바라보던 공동체가 해체 되어버린 상황이죠. "우리나라에 이런 아파트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던 입주민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마당이 있는 '한양가든'은 거주자에게 윤택한 삶의 질을 제공했으며 거주자에게 '마당'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주어졌을 때, 사람과 도시에게 부여되는 의미가 분명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 건축가 황두진
한 건축가의 작가주의적 주거 실험
한양가든은 지금의 예술의 전당과 여의도 마스터플랜, 제주 영화 박물관 등을 설계한 故 김석철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당시 김석철 건축가와 선후배 사이였던 건축주가 합심하여, 급속도로 팽창하는 경제 성장 속에서도 효율성보다 자연 친화적인 주거 형태를 기획했습니다. 당시의 부동산 실정상 불가능한 계획이었지만, 이 둘의 뚝심 덕분에 한양가든은 세대당 221.5㎡(67평)에서 264.5㎡(80평)에 달하는 여유로운 면적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故 김석철 건축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은 하나의 빈 공간을 채우는 사업이 아니라, 도시라는 큰 캔버스의 부분을 그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동시에 "작은 건축으로도 큰 도시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한양가든은 건축을 단순한 사업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살기 위한 공간'으로서 집을 바라본 건축가의 철학이 녹아든 공간입니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한양가든의 거주민들은 '내 집 앞 가든'에서 도시와 소통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 건축가 황두진
Editor : 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