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오렌지빛 조명이 비치는 방

그러나, 오렌지 껍질을 곁들인..



말 그대로 오렌지 껍질로 만든 조명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스튜디오 크릴 디자인(Krill Design)이 내놓은 조명 '오미(Ohmie) 램프'입니다. 이 제품은 2022 굿 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를 수상한 제품으로, 외형적인 아름다움과 소재의 지속가능성, 자원의 순환성을 고려했기에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혔습니다.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유효한 디자인이었죠.


크릴 디자인의 오미 램프는 이탈리아의 오렌지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시칠리아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렌지 폐기물과 버려질 위기에 처한 못난이 오렌지를 재활용합니다. 버려질 운명에 처한 쓰레기를 재활용한 오미 램프는 현재 국내에서도 판매 중입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크릴 디자인의 활동 지역은 이탈리아 밀라노. 이탈리아는 유럽의 최대 오렌지 생산 국가이며, 시칠리아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익히 알고 있는 크릴 디자인은 버려지는 오렌지 폐기물을 재활용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그때 그들의 눈에 띈 것이 바로 3D프린터 기술이었죠.


생산방식은 수거된 오렌지 껍질을 완전히 건조한 후, 말린 오렌지 껍질을 곱게 갈아 식물성 *바이오폴리머와 섞어 만든 *펠릿을 3D프린터에 넣어 출력하는 방식입니다. 램프 하나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시간이며, 램프의 수명이 끝나면 작게 조각 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도 됩니다. 생분해 속성을 가지고 있는 오미 램프는 자연에서 태어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다만, 폐기 과정에서 램프 속 전선과 케이블 등 일부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크릴 디자인 측은 무엇보다 재료 수급과 생산에 이르는 체계를 자국인 이탈리아에서 구축할 수 있단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야말로 로컬이 글로벌이 된 셈이죠.


최근 크릴 디자인은 오렌지 껍질에서 한발 더 나아가 레몬 껍질·커피 찌꺼기와 같은 부산물을 활용해 여러 가정용 제품을 생산 중이라고 합니다.


*펠릿(pellet): 3D 프린팅을 위한 알갱이 단위의 원료

*바이오폴리머(Biopolymers) : 생물학적 원료에서 추출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원자



남김없이 쓰려는 마음

오미 램프의 가격은 판매처마다 다르지만 30만 원 선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조명이 아름답고, 또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구매하고 싶어지지만  선뜻 지불하기에 적지 않은 금액. 가능하다면 구매하려는 욕망에 레일을 타기보다, 제품이 주는 메시지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스튜디오 크릴 디자인이 담고 싶었던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소모를 동반하는 생산 시대에서 최대한 남김없이 쓰려는 마음 아닐까 합니다.




Editor : 태진


NON LABEL
NEWSLETTER


논라벨이 선택한 이야기들을 메일로 받아보세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모아 

여러분의 메일함에 조용히 넣어두고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