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바둑, 다음 세대는 더 이상 오지 않는 걸까?

다음 시대 때는 박물관에서 볼 수도…


ⓒ NETFLIX 


유년 시절 학교폭력으로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았던 한 소녀의 치밀한 복수를 담은 넷플릭스 더글로리, 자신의 인생을 걸고 시작한 복수 속에서 눈길을 끌었던 건 바로 바둑이었습니다. 극 중 바둑은 연진의 남편 도영의 취미였고, 동은은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정에게 바둑을 배우며 인물 간의 연결고리가 되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치밀한 계획 속에서 차츰차츰 가해자들을 무너트리는 모습을 바둑의 본질에 비유하는 것은 물론, 바둑의 수를 통해 동은의 인생을 표현하는 미장센으로 스토리에 탄탄함을 더했습니다.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는 물론 유튜브를 통해서 널리 이야기가 알려지며 대대적인 흥행을 이뤘습니다. 그렇다 보니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중 중요한 메타포였던 바둑 역시도 다시금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바둑을 배워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도 하고 바둑 서적을 비롯한 관련 상품들의 매출이 약 10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동은이 여정에게 바둑을 배웠던 인천 청라호수공원은 '글로리 성지'라고 불리며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죠.


ⓒ BADUK NEWS


이미 위기였던 오프라인 시장

그러나 이런 관심과 180도 다르게 현재 기원과 학원과 같은 바둑 시장은 좀 위험한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기원들을 살펴보면 주를 이루는 연령층은 기본 60대 이상 인원수도 10명 남짓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모든 분야를 제치고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국민 게임 바둑이 현재의 상황에 도래한  것은 PC 게임의 발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 자체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겁니다.


물론 2016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 당시 바둑이 잠깐 이목을 끌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바둑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어났지만 오래가진 못했죠. 그 이후 이미 한계로 몰렸던 바둑 시장은 코로나로 모두가 위기를 맞았을 때, 더 입을 타격도 없었을 만큼 절벽 끝에 다다른 상태였습니다.


ⓒ NETFLIX


바둑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바둑 협회 역시 교내 바둑 교육을 정규 교과로 확대하거나, 모바일 앱과 AI를 활용해 게임을 통해 바둑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젊은 연령층이 바둑에 대한 흥미를 가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계속해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린 나이대부터 꾸준히 시작하는 학생들이 필요한데, 바둑 기사로서의 미래가 불분명한 중에 이런 인재를 찾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당장 20년 내 바둑은 박물관에 기록되어 하나의 역사가 되고, 온라인 게임으로만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 TVN


유명 드라마 미생 · 더글로리를 비롯해 많은 드라마에서 인생을 깊이 있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바둑은 고요와 시간 속에서 치열하게 대립하는 과정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리기에 요즘처럼 직관적인 빠른 속도가 중요한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대 사람으로 대면하는 바둑이 아닌 간단한 AI 설정으로 금세 담판이 나버리는 바둑만 남는다면 그 속에 담겨있는 가치와 묘미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Editor :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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