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숨기지 않고 살아가는 한 컬렉터의 세계

© insta @cutest.ozjjang
헬로키티로 꾸민 결혼식, 키티를 테마로 튜닝한 자동차, 집 안을 가득 채운 수많은 굿즈들까지. 오지현 님의 일상에는 헬로키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다이어리를 꾸미던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애정은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본격적인 컬렉션으로 확장되었고, 이제는 전시와 파티, 삶의 중요한 순간들까지 함께하는 세계관이 되었습니다.
남성 컬렉터로서 마주 해온 시선, 취향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온 태도, 그리고 곧 아버지가 되는 삶의 변화까지. 헬로키티 컬렉터 오지현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cutest.ozjjang
헬로키티에 처음 매력을 느끼게 된 순간은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2000년대 초반쯤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다이어리 꾸미기가 유행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주로 연예인 사진 등을 붙였어요.
저는 귀엽게 꾸미고 싶어서 키티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키티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당시에는 국내에는 캐릭터가 요즘처럼 많지는 않아서, 헬로키티가 귀여운 캐릭터의 대표였거든요.
우비소년이나 마시마로는 취향에는 안 맞더라고요.
컬렉터로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키티를 모으고 있나요?
예전에는 지나가다 키티가 보이면 작은 것 사고 소소하게 모았었는데, 본격적으로 규모를 키운 건 코로나 시기부터입니다.
그동안 쓴 금액으로 따지면 차 한 대 값은 나올 것 같아요. 집 안에 온통 키티로 도배되어 있고, 공간이 모자라서 박스에 보관 중인 아이들도 꽤 있습니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키티 굿즈가 궁금한데요.
식기류, 컵, 의상, 화장품 등 다양합니다. 헬로키티가 아닌 아이템이 더 찾기 힘들 것 같아요.

지금까지 모은 키티 굿즈 중 특히 구하기 힘들었던 아이템이 있다면요?
산리오는 매번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여요. 최근 인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신상이 출시될 때마다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죠.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세일러문과의 산리오 콜라보 시리즈인데, 발매 시기에 맞춰 일본까지 가서 구매했지만 풀 세트를 맞추는 데에는 실패했어요.
이후 몇 달 동안 번개장터 등 각종 마켓을 뒤진 끝에 겨우 전부 모을 수 있었죠.

가장 애정하는 아이템을 꼽자면 무엇일까요?
요즘은 고전 아이템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물론 예쁘고 화려한 신상도 좋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전 아이템들만의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특히 1980년대에 만들어진 헬로키티 책가방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가방 안쪽에는 일본어로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마 그 시절 그 가방을 메고 다니던 아이는 이제 학부모가 되어 있겠죠.
그 가방을 볼 때마다 당시 ‘잼민이’였던 제 모습이 겹쳐 보여 흥미로워요.
앞으로 꼭 손에 넣고 싶은 '최종 목표' 아이템이 있으신가요?
피규어나 인형들로 수집하는데, 제 키만큼 큰 스태츄를 언젠가 가져보고 싶어요.

키티 테마로 웨딩 파티를 하셨죠. 이 웨딩 파티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결혼식을 남들처럼 웨딩홀에서 성대하게 치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단순한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혼식은 가족들만 모아 스몰 웨딩으로 진행했습니다. 대신 웨딩 파티만큼은 제 취향을 온전히 담고 싶었어요.
언젠가 제 컬렉션으로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전시와 파티를 겸한 형태로 준비했습니다.
헬로키티 전시회에 EDM 파티를 함께했는데, 많은 친구들이 도와준 덕분에 결과적으로 아주 성공적인 파티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남성 컬렉터로서 '키티'를 좋아한다고 할 때 주변의 시선이나 편견, 고정관념을 겪은 적은 없으신가요?
예전에는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지만,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짧은 인생인데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 제 능력이 닿는 한 하고 싶은 건 마음껏 하며 살고 싶어요.
그리고 막상 부정적인 시선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아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반응들도 대부분 훈훈한 댓글들이고요.
가끔 악플이 달리기도 하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제 차가 키티키티, 핑크핑크하다 보니 도로에서는 시선 강탈이긴 해요. 그래도 다들 예쁘다고 봐주십니다.

취향을 지키기 위한 본인만의 태도가 있다면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살아요. 저는 술, 담배를 안 하다 보니 운동과 키티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인생의 굴곡이 있을 때마다 키티에 많이 의지했습니다.
키티뿐만 아닌, 다른 취향을 지닌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인생은 짧습니다. 하고 싶은 건 마음껏 하며 사세요. 오타쿠, 나이값 같은 말로 비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온라인에만 존재합니다.
프로필 사진에 자기 얼굴 하나 걸지 못하고, 비공개 계정 뒤에 숨어서 말하는 겁쟁이들이죠. 그런 시선은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키티 세계관을 더 넓히기 위한 향후 계획이 있을까요?
오타쿠 개그맨 이상훈 님이 박물관을 운영하고 계신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정도 규모까지는 아니지만,
제 컬렉션으로 전시회를 겸한 웨딩 파티를 진행해 본 경험이 무척 보람차고 재미있더라고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전시회를 꾸준히 열어볼까 고민 중입니다. 또는 카페 운영도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하고 있는데,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무인 카페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적인 변화가 있으시다고요. 취향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궁금합니다.
내년에 아들이 태어납니다. 흔히 오덕들은 자녀가 생기면 그 아이가 곧 최애 캐릭터가 된다고 하잖아요.
아기 때는 헬로키티로 옷도 입히고 이것저것 꾸며볼 생각입니다.
다만 자아가 생기고 자기 취향이 또렷해지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마 공룡이나 로봇을 좋아하게 되겠죠. 그래도 어떻게든 ‘키티 보이’로 키워볼까 합니다.
Editor: 혜성
취향을 숨기지 않고 살아가는 한 컬렉터의 세계
© insta @cutest.ozjjang
헬로키티로 꾸민 결혼식, 키티를 테마로 튜닝한 자동차, 집 안을 가득 채운 수많은 굿즈들까지. 오지현 님의 일상에는 헬로키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다이어리를 꾸미던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애정은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본격적인 컬렉션으로 확장되었고, 이제는 전시와 파티, 삶의 중요한 순간들까지 함께하는 세계관이 되었습니다.
남성 컬렉터로서 마주 해온 시선, 취향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온 태도, 그리고 곧 아버지가 되는 삶의 변화까지. 헬로키티 컬렉터 오지현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cutest.ozjjang
헬로키티에 처음 매력을 느끼게 된 순간은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2000년대 초반쯤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다이어리 꾸미기가 유행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주로 연예인 사진 등을 붙였어요.
저는 귀엽게 꾸미고 싶어서 키티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키티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당시에는 국내에는 캐릭터가 요즘처럼 많지는 않아서, 헬로키티가 귀여운 캐릭터의 대표였거든요.
우비소년이나 마시마로는 취향에는 안 맞더라고요.
컬렉터로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키티를 모으고 있나요?
예전에는 지나가다 키티가 보이면 작은 것 사고 소소하게 모았었는데, 본격적으로 규모를 키운 건 코로나 시기부터입니다.
그동안 쓴 금액으로 따지면 차 한 대 값은 나올 것 같아요. 집 안에 온통 키티로 도배되어 있고, 공간이 모자라서 박스에 보관 중인 아이들도 꽤 있습니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키티 굿즈가 궁금한데요.
식기류, 컵, 의상, 화장품 등 다양합니다. 헬로키티가 아닌 아이템이 더 찾기 힘들 것 같아요.
지금까지 모은 키티 굿즈 중 특히 구하기 힘들었던 아이템이 있다면요?
산리오는 매번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여요. 최근 인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신상이 출시될 때마다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죠.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세일러문과의 산리오 콜라보 시리즈인데, 발매 시기에 맞춰 일본까지 가서 구매했지만 풀 세트를 맞추는 데에는 실패했어요.
이후 몇 달 동안 번개장터 등 각종 마켓을 뒤진 끝에 겨우 전부 모을 수 있었죠.
가장 애정하는 아이템을 꼽자면 무엇일까요?
요즘은 고전 아이템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물론 예쁘고 화려한 신상도 좋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전 아이템들만의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특히 1980년대에 만들어진 헬로키티 책가방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가방 안쪽에는 일본어로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마 그 시절 그 가방을 메고 다니던 아이는 이제 학부모가 되어 있겠죠.
그 가방을 볼 때마다 당시 ‘잼민이’였던 제 모습이 겹쳐 보여 흥미로워요.
앞으로 꼭 손에 넣고 싶은 '최종 목표' 아이템이 있으신가요?
피규어나 인형들로 수집하는데, 제 키만큼 큰 스태츄를 언젠가 가져보고 싶어요.
키티 테마로 웨딩 파티를 하셨죠. 이 웨딩 파티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결혼식을 남들처럼 웨딩홀에서 성대하게 치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단순한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혼식은 가족들만 모아 스몰 웨딩으로 진행했습니다. 대신 웨딩 파티만큼은 제 취향을 온전히 담고 싶었어요.
언젠가 제 컬렉션으로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전시와 파티를 겸한 형태로 준비했습니다.
헬로키티 전시회에 EDM 파티를 함께했는데, 많은 친구들이 도와준 덕분에 결과적으로 아주 성공적인 파티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남성 컬렉터로서 '키티'를 좋아한다고 할 때 주변의 시선이나 편견, 고정관념을 겪은 적은 없으신가요?
예전에는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지만,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짧은 인생인데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 제 능력이 닿는 한 하고 싶은 건 마음껏 하며 살고 싶어요.
그리고 막상 부정적인 시선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아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반응들도 대부분 훈훈한 댓글들이고요.
가끔 악플이 달리기도 하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제 차가 키티키티, 핑크핑크하다 보니 도로에서는 시선 강탈이긴 해요. 그래도 다들 예쁘다고 봐주십니다.
취향을 지키기 위한 본인만의 태도가 있다면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살아요. 저는 술, 담배를 안 하다 보니 운동과 키티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인생의 굴곡이 있을 때마다 키티에 많이 의지했습니다.
키티뿐만 아닌, 다른 취향을 지닌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인생은 짧습니다. 하고 싶은 건 마음껏 하며 사세요. 오타쿠, 나이값 같은 말로 비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온라인에만 존재합니다.
프로필 사진에 자기 얼굴 하나 걸지 못하고, 비공개 계정 뒤에 숨어서 말하는 겁쟁이들이죠. 그런 시선은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키티 세계관을 더 넓히기 위한 향후 계획이 있을까요?
오타쿠 개그맨 이상훈 님이 박물관을 운영하고 계신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정도 규모까지는 아니지만,
제 컬렉션으로 전시회를 겸한 웨딩 파티를 진행해 본 경험이 무척 보람차고 재미있더라고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전시회를 꾸준히 열어볼까 고민 중입니다. 또는 카페 운영도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하고 있는데,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무인 카페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적인 변화가 있으시다고요. 취향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궁금합니다.
내년에 아들이 태어납니다. 흔히 오덕들은 자녀가 생기면 그 아이가 곧 최애 캐릭터가 된다고 하잖아요.
아기 때는 헬로키티로 옷도 입히고 이것저것 꾸며볼 생각입니다.
다만 자아가 생기고 자기 취향이 또렷해지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마 공룡이나 로봇을 좋아하게 되겠죠. 그래도 어떻게든 ‘키티 보이’로 키워볼까 합니다.
Editor: 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