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 셋업이 '거지 차림'으로 오해받던 시절이 있었다

2026-01-07

시작은 작업복, '격식'이 없었다


f627f83a67c37.jpeg

©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오늘날 데님은 특별한 드레스 코드가 없는 한, 어디에서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일상복입니다. 하지만 불과 70여 년 전만 해도 데님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 전혀 달랐습니다. 상·하의를 모두 데님으로 맞춰 입는다는 것은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때로는 무례하게까지 여겨지던 선택이었죠.


1951년, 미국의 유명 가수 빙 크로스비는 캐나다 밴쿠버를 방문합니다. 사냥을 마친 그는 당시 작업복으로 활용되던 리바이스 데님을 위아래로 착용한 채 한 고급 호텔에 체크인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거부당하고 맙니다. 이유는 “거지처럼 보인다”는 것이었죠. 다행히 상황을 파악한 벨보이의 도움으로 체크인은 가능했지만, 해당 호텔 직원은 훗날 인터뷰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그의 옷차림이 거지처럼 보여 거절했다고 회상했습니다.


25e5dbc486d19.jpg

5fe2843e16b50.jpeg

9dff6c725bc6b.jpg

© Levi's, Masonandsons


이 이야기는 리바이스에 전해졌고, 리바이스는 이를 홍보의 기회로 받아들입니다. 크로스비가 다시는 격식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지 않도록, 세상에 하나뿐인 맞춤 데님 턱시도를 제작한 것이죠. 클래식 501과 동일한 데님 원단에 구리 리벳을 더한 이 재킷의 안쪽에는 “이 원단은 어떤 최고급 호텔에서도 입장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문구의 가죽 패치가 부착됐습니다. 


이 사건은 훗날 ‘캐네디언 턱시도(Canadian Tuxedo)’라는 이름으로 정리됩니다. 명칭은 캐나다에서 비롯됐지만, 그 상징과 의미를 실제로 완성한 것은 미국의 리바이스였습니다. 빙 크로스비의 해프닝은 노동자의 작업복으로만 여겨지던 데님이 패션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이후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시대의 아이콘들이 데님을 일상의 스타일로 끌어올리며 반항과 자유, 그리고 대중적 감각을 상징하는 옷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d178307a7b895.jpg

831522723bd58.jpg

06a7e5484ee0c.jpg

1d6b48f254c63.jpg

© _mckenziebeck, Levi's



Editor: 정민


NON LABEL
NEWSLETTER


논라벨이 선택한 이야기들을 메일로 받아보세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모아 

여러분의 메일함에 조용히 넣어두고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