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페스티벌일 수 있을까?

사진: 한겨레
올해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록 페스티벌의 시초인 우드스톡 2023(Woodstock 2023)이 한국에서 개최됩니다. 우드스톡은 1969년 미국 뉴욕주 베델에서 시작된 록 페스티벌로, 3일간 다수의 아티스트의 공연과 함께 사랑,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는 록 페스티벌의 시초입니다.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한국 전쟁 휴전 7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한국에서의 개최가 결정되었습니다.
첫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열린 1969년에는 지미 헨드릭스, 그레이트풀 데드, 더 후를 포함한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고, 1999년엔 제임스 브라운, 부시, RATM, 콘, 림프비즈킷, RHCP 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페스티벌입니다. 이러한 전설적인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기뻐할 만도 한데, 대중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라인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

사진: 유튜브 Woodstock TV
지난 1월 6일, 개최를 확정 지은 공연기획사 SGC 엔터테인먼트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언론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개최 의도를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관심이 쏠렸던 것은 단연 참가하는 팀의 라인업이었는데요, SGC 엔터테인먼트는 약 30여 개의 팀을 섭외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그중 10개는 해외 팀, 20개 팀은 국내 팀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공개된 팀은 없고, 전체적인 라인업에 대해서는 추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으나 벌써부터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록'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록 음악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데, 케이팝 아이돌이나 록 음악과는 무관한 인기 가수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거죠.
록 음악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록 음악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록 팬들은 과거 페스티벌 라인업에 나왔던 것처럼 밴드, 혹은 개인 그 자체가 록 음악 성향이 짙은 아티스트를 원하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도 평소 실제 공연을 보기 어려운 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바라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주최 측의 입장에선 페스티벌이 흥해야 하기 때문이죠. 지난 1999년 페스티벌도 흥행을 목적으로 핫했던 음악인 록 밴드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에는 록이라는 장르 자체가 인기 있던 시절이기도 했고요. 물론 당시 다른 장르의 음악도 유행이었지만, 록 음악이 유행인데 록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굳이 다른 장르를 섞을 필요도 없었겠죠.
그리고 2023년, 트렌드가 많이 변한 현재에 록 음악만으로 성공적인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SGC 엔터테인먼트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대, 장르, 국적을 통합하고자 한다면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의 성향이 너무 한쪽으로 뾰족한 성향을 띠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우드스톡 영상을 보고 동경했던 분들에게는 우려도 되고,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통제 불가였던 우드스톡 1999

사진: binge

사진: EL PAÍS

사진: mic.com

사진: pitchfork
1999년에 진행되었던 우드스톡에 대한 이야기는 유명한 만큼 접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이 있습니다. 당시 참여했던 스태프, 관객, 주최자들의 인터뷰와 함께 실황을 담은 넷플릭스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톡 1999>도 작년 7월 공개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 나와있지만 1969년의 의미를 되살리고자 개최된 우드스톡 1999는 약 25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7월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더위를 피할 공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점, 그런 상황에서 관람객에게 물과 음식의 반입이 금지되어 엄청난 바가지요금을 주고 물을 구매해야 했던 점, 엉망이었던 위생팀과 경비인력까지 더해져 관람객들의 불만은 폭발하고 통제 불능인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술, 마약, 폭력이 난무했고 나체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았으며, 이는 결국 난교, 강간 등의 문제로 번지게 됩니다. 주최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모른체하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계속해서 페스티벌을 진행시켰고, 결국 페스티벌의 끝은 방화와 폭동으로 마무리되죠.
알려진 이야기에 따르면 1969년에도 마약, 폭력, 난교 등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화나 폭동 등이 일어나지 않았기도 했고, 당시의 반전사상의 아이콘이었던 히피 문화가 주류였다는 점 등에서 1999년에 비해 후세에 좋게 평가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우드스톡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라인업입니다. 확실한 색으로 '록'페스티벌을 선보일 것인지, 아니면 대중적인 흥행을 위한 록 페스티벌을 선보일 것인지는 추후 공개될 라인업을 확인해 봐야겠죠.
1969년도, 1999년도 그 시대의 상징적인 음악을 담았습니다. 특정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다를 수 있고, 앞선 상징적인 페스티벌들이 대개 밴드를 기반으로 한 록 음악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류 음악인 케이팝이나 부드러워진 힙합, 나아가 트로트 등의 라인업이 걱정될 수도 있는 점은 이해합니다. '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오는 순간 '록 페스티벌'의 의미는 사라지고 오히려 "이럴 거면 우드스톡 개최하지 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유행의 변화를 일정 부분 받아들여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우드스톡 1999 이후 생겨났던 코첼라도 처음에는 록 위주의 페스티벌이었으나, 점차 힙합, R&B, 팝 등의 장르가 공존하게 되었으니까요. 핵심은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 인 것 같습니다. 페스티벌이냐, 전통 있는 '우드스톡 록 페스티벌' 이냐로 말이죠.
또한 우드스톡 1999의 사건 사고 때문에 우드스톡이라는 페스티벌의 안전과 통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우려를 갖는 분도 계실 겁니다. 불과 몇 개월 전 국내에서 많은 인파들이 몰린 이태원 거리에서 안타까운 참사가 있었던 만큼, 인파가 예상되는 이번 페스티벌에 안전을 각별히 신경 써주길 바라는 것은 현장 관람객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지인과 가족,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Editor: 정민
'록'페스티벌일 수 있을까?
사진: 한겨레
올해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록 페스티벌의 시초인 우드스톡 2023(Woodstock 2023)이 한국에서 개최됩니다. 우드스톡은 1969년 미국 뉴욕주 베델에서 시작된 록 페스티벌로, 3일간 다수의 아티스트의 공연과 함께 사랑,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는 록 페스티벌의 시초입니다.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한국 전쟁 휴전 7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한국에서의 개최가 결정되었습니다.
첫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열린 1969년에는 지미 헨드릭스, 그레이트풀 데드, 더 후를 포함한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고, 1999년엔 제임스 브라운, 부시, RATM, 콘, 림프비즈킷, RHCP 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페스티벌입니다. 이러한 전설적인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기뻐할 만도 한데, 대중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라인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
사진: 유튜브 Woodstock TV
지난 1월 6일, 개최를 확정 지은 공연기획사 SGC 엔터테인먼트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언론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개최 의도를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관심이 쏠렸던 것은 단연 참가하는 팀의 라인업이었는데요, SGC 엔터테인먼트는 약 30여 개의 팀을 섭외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그중 10개는 해외 팀, 20개 팀은 국내 팀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공개된 팀은 없고, 전체적인 라인업에 대해서는 추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으나 벌써부터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록'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록 음악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데, 케이팝 아이돌이나 록 음악과는 무관한 인기 가수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거죠.
록 음악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록 음악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록 팬들은 과거 페스티벌 라인업에 나왔던 것처럼 밴드, 혹은 개인 그 자체가 록 음악 성향이 짙은 아티스트를 원하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도 평소 실제 공연을 보기 어려운 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바라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주최 측의 입장에선 페스티벌이 흥해야 하기 때문이죠. 지난 1999년 페스티벌도 흥행을 목적으로 핫했던 음악인 록 밴드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에는 록이라는 장르 자체가 인기 있던 시절이기도 했고요. 물론 당시 다른 장르의 음악도 유행이었지만, 록 음악이 유행인데 록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굳이 다른 장르를 섞을 필요도 없었겠죠.
그리고 2023년, 트렌드가 많이 변한 현재에 록 음악만으로 성공적인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SGC 엔터테인먼트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대, 장르, 국적을 통합하고자 한다면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의 성향이 너무 한쪽으로 뾰족한 성향을 띠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우드스톡 영상을 보고 동경했던 분들에게는 우려도 되고,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통제 불가였던 우드스톡 1999
사진: binge
사진: EL PAÍS
사진: mic.com
사진: pitchfork
1999년에 진행되었던 우드스톡에 대한 이야기는 유명한 만큼 접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이 있습니다. 당시 참여했던 스태프, 관객, 주최자들의 인터뷰와 함께 실황을 담은 넷플릭스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톡 1999>도 작년 7월 공개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 나와있지만 1969년의 의미를 되살리고자 개최된 우드스톡 1999는 약 25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7월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더위를 피할 공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점, 그런 상황에서 관람객에게 물과 음식의 반입이 금지되어 엄청난 바가지요금을 주고 물을 구매해야 했던 점, 엉망이었던 위생팀과 경비인력까지 더해져 관람객들의 불만은 폭발하고 통제 불능인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술, 마약, 폭력이 난무했고 나체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았으며, 이는 결국 난교, 강간 등의 문제로 번지게 됩니다. 주최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모른체하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계속해서 페스티벌을 진행시켰고, 결국 페스티벌의 끝은 방화와 폭동으로 마무리되죠.
알려진 이야기에 따르면 1969년에도 마약, 폭력, 난교 등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화나 폭동 등이 일어나지 않았기도 했고, 당시의 반전사상의 아이콘이었던 히피 문화가 주류였다는 점 등에서 1999년에 비해 후세에 좋게 평가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우드스톡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라인업입니다. 확실한 색으로 '록'페스티벌을 선보일 것인지, 아니면 대중적인 흥행을 위한 록 페스티벌을 선보일 것인지는 추후 공개될 라인업을 확인해 봐야겠죠.
1969년도, 1999년도 그 시대의 상징적인 음악을 담았습니다. 특정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다를 수 있고, 앞선 상징적인 페스티벌들이 대개 밴드를 기반으로 한 록 음악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류 음악인 케이팝이나 부드러워진 힙합, 나아가 트로트 등의 라인업이 걱정될 수도 있는 점은 이해합니다. '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오는 순간 '록 페스티벌'의 의미는 사라지고 오히려 "이럴 거면 우드스톡 개최하지 말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유행의 변화를 일정 부분 받아들여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우드스톡 1999 이후 생겨났던 코첼라도 처음에는 록 위주의 페스티벌이었으나, 점차 힙합, R&B, 팝 등의 장르가 공존하게 되었으니까요. 핵심은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 인 것 같습니다. 페스티벌이냐, 전통 있는 '우드스톡 록 페스티벌' 이냐로 말이죠.
또한 우드스톡 1999의 사건 사고 때문에 우드스톡이라는 페스티벌의 안전과 통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우려를 갖는 분도 계실 겁니다. 불과 몇 개월 전 국내에서 많은 인파들이 몰린 이태원 거리에서 안타까운 참사가 있었던 만큼, 인파가 예상되는 이번 페스티벌에 안전을 각별히 신경 써주길 바라는 것은 현장 관람객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지인과 가족,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Editor: 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