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CG 없는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2022-12-29

대체 불가능한 수작업 장인



봉준호 감독은 영화 <마더>의 엔딩 장면을 찍기 위해 카메라 위치와 장소, 태양의 고도 계산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감독은 원하는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최적의 위치와 장소 섭외하고 시간을 계산했습니다. 카메라와 버스가 향하는 방향과 김혜자 배우를 비추는 햇빛이 수직선 상에 놓이길 원했기 때문이죠. 계산 결과 봉준호 감독이 원하는 장면을 담아낼 수 있는 날짜는 단 하루. 게다가 시간은 고작 1시간뿐이었다고 합니다. 그 시간을 놓치지 않은 봉준호 감독은 짧은 시간을 활용해 앞으로도 회자될 경외로운 엔딩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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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엔딩 장면


물론 이 장면은 CG 작업으로 처리할 수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CG 작업은 최근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나 마블 시리즈처럼 초현실적인 세계를 시각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마더>의 엔딩장면도 CG로 처리했다면 더 빠르고 간편한 작업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날로그 작업은 자연의 흐름과 원리를 이해하고, 훼손 없이 작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기다림의 산물로서,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을 전해 CG작업과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합니다. 아마 감독은 자신의 기다림과 고민의 시간까지 영상에 녹이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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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X 요시다 유니


요시다 유니의 작품 세계


언뜻 보면 CG를 이용한 것 같은 그녀의 작품은 영화 <마더>의 엔딩 장면처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완성해낸 작품으로 일본의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Yoshida Yuni, 吉田ユニ)에 의해 탄생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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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디렉팅 결과물, 트와이스 '모모'


그녀는 자신의 발칙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창조적 이미지를 활용해, 그동안 여러 글로벌 브랜드, 팝스타 등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11월 3일 메이크업 아티스트 원정요의 뷰티 브랜드 <Wonjungyo>의 론칭을 맞아 아트 디렉팅을 맡은 바 있었는데요, 트와이스의 모모와 함께 브랜드 로고의 트레이드 마크인 다이아몬드 무늬가 돋보이도록 거울을 이어붙인 작업을 선보여 국내에서도 많은 호평을 얻어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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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요 공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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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 (Yoshida Yuni, 吉田ユニ)


요시다 유니는 일본 5대 사립미술대학 중 한 곳인 여자미술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이곳은 사립 미술대학 중, 일본에서 제일 긴 역사를 가진 학교로, 많은 미술가와 디자이너를 배출해낸 명문 학교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천경자와 나혜석, '리락쿠마'의 원작자 콘도우 아키도 이곳 출신이죠.


시간을 담은 작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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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L © Yoshida Yuni



요시다 유니는 CG로 처리할 수 있는 작업까지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적 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CG 작업을 이용하면 단순에 목적지까지 내달릴 수 있지만 '과정'이 사라지는 것 같다. 반대로 수작업은 생각하는 과정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즐겁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그녀는 생명의 온도감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에 과일이나 꽃을 자주 사용하는데, 재료가 시들어가며 색이 점차 변하는 부분을 이용한 모자이크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촬영 중간중간 모자이크를 한 조각씩 잘라 넣으며 모니터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고, 만약 시간이 흘러 한 조각이라도 물러서 못 쓰게 될 경우, 다시 잘라 새로 끼워 넣기를 반복했다고 해요. 게다가 칼이 닿은 과일은 금세 변색되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했고, 무엇보다 작품이 맛있고 아름다워 보여야 하기 때문에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녀의 작품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작품에 고스란히 담긴 작가의 '시간'을 발견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자연의 흐름을 관찰하고 이해한 끝에 포착한 아이디어와 즐거움으로 가득한 요시다 유니의 작품세계가 앞으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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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ED © Yoshida Yuni



Editor : 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