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오타쿠에게 세상을 고하다, 에반게리온

2024-12-21

인간의 고독과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갈망


© 신세기 에반게리온


90년대에 탄생해 아직까지도 사랑받으며 그 명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은 작품의 등장 이후 애니메이션계의 판도와 흐름을 180도 바꿔 놓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출과 구성, 스토리까지 완벽한 삼박자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주인공들로 하여금 뭉쳐진 결핍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안노가 세상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어내었죠.  



로봇을 사랑한 천재 

어릴 적부터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좋지 못했던 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하나에 집착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그림이었는데요. 그는 사물이나 사람이 아닌 로봇을 그리는 것에 집착했습니다. 그리고 유년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 영향으로 어느 한 부분이 ‘파괴된 로봇’을 그리는 것에 더욱 몰두했죠.

이후 안노는 애니메이터가 되어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에도 스스로 사람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요. 안노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밑에서 <바람계곡 나우시카>를 함께 했을 때에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세상에 이렇게 사람을 못 그리는 애니메이터는 처음 본다! 너는 사람은 레이아웃만 쳐서 줘라. 나머지는 내가 그릴테니까.”라며 혹평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바람계곡 나우시카>에서 거신을 담당하며 메카, 파괴, 폭발 장면에서 분명한 실력자임을 증명하기도 했죠.


인간의 본성을 일깨우는 애니메이션 

그의 대표작 에반게리온은 단순한 메카물이 아니라고들 말합니다. 안노 히데아키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주제의식을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통해 전달하며 인간의 본성과 심연을 건드리고 있죠. 에반게리온은 인간과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인간의 불완전함을 표현해 내고 소멸하기까지 가져가야 하는 고독과 외로움이 존재하고 있으나, 안노는 타인을 통해 유대감을 쌓고 살아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에반게리온은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레이와 아스카는 서로 상반되는 성격과 외형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섭렵하고 있는데요. 특히 레이의 등장으로 인해 에반게리온 이후 출시되었던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죠. 여성 캐릭터가 꼭 '활발하고 명랑함'을 지녀야 하는 것이 아닌 '조용하고 말 없는' 성격으로도 매력적일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로봇 아닌 로봇 에바 시리즈는 메카물과 미소년, 미소녀의 조합으로 더욱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안녕 나의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을 한 번 봐서는 복잡 미묘한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벅찬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TV판 엔딩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비판이 쇄도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에반게리온이 계속해서 회자되는 이유는 인간의 감정을 파고들었다는 부분이었기 때문일 것 같은데요. 안노는 에반게리온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반게리온은 퍼즐과 같다. 누구나 보고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즉 우리는 시청자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각자가 자신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극장판에서도 결코 해답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에반게리온 시청자들은 우리가 ‘에바에 대한 모든 것’ 메뉴얼을 제공하기를 기대할지 모르지만 그런 것은 없다. 누군가로부터 답을 얻기를 기대하지 마라. 언제나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하지 마라. 우리 모두는 자신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

 


열린 결말로 시청자들에게 공허함과 메세지를 던져주었던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은 22년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을 통해 화려한 마지막을 장식했었는데요. 인간의 고독을 끝없이 괴로워했지만 결국은 인간과의 유대를 통해 세상으로부터 한 발짝 나아갔던 주인공 신지. 그리고 주인공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끝없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안노 히데아키. 전설의 명작 에반게리온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Editor: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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