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스타들의 작품과 사생활, 분리해서 볼 수 있을까?

스타들은 도덕적인 사람이어야 하는가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 © NETFILX


소설 원작 넷플릭스 영화 <종말의 바보>가 공개됐습니다. 해당 작품은 배우 유아인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공개가 잠정 연기되었다가, 약 1년여 만인 24년 4월 26일 공개하기로 한 것인데요. 이번 작품 공개를 두고 일부 매체들은 범법 행위를 저지른 유아인이 출연한 작품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맞는지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식 스틸컷에서도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죠.


주연 배우의 범법행위로 리스크를 안게 된 작품이지만, 제작사 및 관계자들은 작품의 폐기 대신 개봉을 일정 기간 늦추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작품 대부분의 장면에 등장하는 배우의 장면을 삭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제작에 힘쓴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 투자자들의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작품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마약이나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처벌받았던 연예인이 다시 활동하는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정상급 연예인이 범법 행위로 처벌받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사생활로 이미지가 망가진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복귀하기도 합니다. 이슈가 터진 당시에는 다신 활동하지 못할 것 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지만, 많은 이들이 자숙 기간을 거친 후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죠.


영향력, 자숙 기간, 혹은 복귀작의 작품성에 따라 여론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니 아이러니함이 느껴졌습니다. 스타들의 사생활과 그들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 것인지, 그 연결고리는 끊어낼 수 있는 것인지 말이죠.



잊히거나 희석되는 논란들

오아시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엘튼 존, 비틀즈
© BBC, Hollywood Reporter, Getty Images


글로벌한 사랑을 받는 해외 스타들도 비슷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명곡 명곡을 남긴 밴드 오아시스의 갤러거 형제, 마블 시리즈의 대 흥행 기록을 남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영국 팝의 황제 비틀즈와 엘튼 존도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포지션으로 자리 잡았지만, 마약 투약 및 처벌을 받은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스타들의 범법 행위가 일종의 일탈 행위로 여겨지며 당사자들이 직접 유머 코드로 사용하기도 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밈화 되기도 합니다. 그들이 남기거나 참여한 작품들을 그저 작품 자체로 사랑하는 소비자들도 많기 때문에, 스타들의 도덕과 윤리적 문제로 생긴 일들은 당사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스타의 사생활이 대중들의 참여적 윤리 평가까지 받으며 여러 관계자들과 투자자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 단순히 개인의 감당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시금 문제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스타는 공인인가

© 2019년 '해피투게더 4' 방송 캡처


때론 불법적인 행위가 아님에도 스타에게 과도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 공공의 업무를 보는 사람. 즉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등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하죠. 


연예인은 음악, 연기 등의 예술 활동을 직업으로 삼아 사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유명인'입니다. 다만 매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실제 공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에 따라 대중들의 심판을 받기도 합니다. 배우 이순재는 한 방송에서 "우리가 공식적으로 공인은 아니지만 공인의 성격을 띠고 있어요. 왜냐? 우리가 하는 행위가 관객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요"라고 말하기도 했죠.



스타들의 작품과 사생활을 분리해서 볼 수 있을까?

© 헤럴드경제


일부 공인들도 연예인들과 같이 범법행위와 처벌 이후 일정 기간의 자숙 기간을 갖고 대중 앞에 나타나곤 합니다. 다만 공인과 달리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그들의 작품, 혹은 이미지를 소비해 주는 팬이 있어야만 존재 가치가 성립되기 때문에 기존의 이미지나 영향력, 범죄 유형, 자숙 기간 및 복귀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복귀 시 여론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들의 작품들은 여전히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거나, 좋은 작품을 만들었었다면 논란은 잊히고 대체 불가능한 인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특히 해외로 시선을 돌려보면 이러한 평가는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여러 밴드들도, 클래식 힙합이라며 전설로 불리는 90년대 미국 래퍼들도, 세기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르네상스 예술가들조차도 범법행위를 포함한 부적절한 사생활이 난무했으나, 현재는 '클래식' 혹은 '레전드'로 불리고 있죠.


물론 이러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찾아서 소비하지 않더라도, 해당 아티스트의 영향력과 작품성이 뛰어나다면 타의적으로 노출되어 소비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는 시청하려는 작품에 해당 배우가 참여했다면 원치 않더라도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죠. 이렇듯 아티스트의 부적절한 과거는 자연스럽게 잊히거나, 혹은 작품을 즐기는 데 크게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며 지나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사람마다 특정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는 다릅니다. 가벼운 사생활 논란부터 중대한 범법 행위까지 개인에 따라 체감하는 불쾌함의 경중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논란까지 복귀가 가능한지, 자숙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정답을 내릴 수 없죠. 작품과 스타들의 개인적 문제들을 분리해서 볼 수 있냐는 의문도 답은 같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스타와 그들의 작품들을 향한 불편한 관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ditor: 정민


NON LABEL
NEWSLETTER


논라벨이 선택한 이야기들을 메일로 받아보세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모아 

여러분의 메일함에 조용히 넣어두고 갈게요.